세상이 바뀌고 생활 속에서 한지를 사용하거나 자주 보는 건 이제 쉬운 일이 아니게 됐다. 매실액 같은 청을 만들 때 벌레 꼬이지 말라고 항아리 뚜껑 아래 덮는 데도 한지가 쓰인다고 하지만, 집에서 항아리 보는 건 어디 또 쉬운가.

천 년이 간다는 한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던,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한지는 이제 생활 속의 종이가 아닌 특별한 종이가 되었다. 한지의 과거와 현재를 배우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원주에 있다. 원주와 한지라니? 사실 원주가 한지의 고장으로 불린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다. 한지 원료인 닥나무가 원주의 특산물이어서 50년대까지만 해도 15개 이상의 한지 공장이 한지 생산의 전통을 이으며 명성을 이어왔다고 한다. 원주한지테마파크로 특별한 종이 여행을 떠나보자. 

백 번의 손길이 닿아 ‘백지’로도 불리는 한지

공원 입구에 들어서 야외 공연장을 지나 조금 높은 곳에 다다르면 원주한지테마파크 건물이 나타난다. 로비에 들어서면 정중앙 벽면에 설치된 한지로 만든 꽃 조명이 따뜻하게 먼저 맞아준다.

1층 왼쪽에 한지역사실이 있는데 종이의 역사부터 한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왜 원주 한지가 뛰어난지 차근차근 살펴보다 보면 몰랐던 한지 이야기를 재미있게 공부해볼 수 있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말리고, 벗기고, 다듬고··· 다시 삶고, 두들기고, 고르게 섞고, 뜨고···. 이렇게 아흔아홉 번 손질을 한 후 마지막 백 번째로 선별 과정을 거쳐 드디어 한 장의 한지를 만든다고 해서 옛날에는 한지를 백지(百紙)라고도 했다. 한지역사실에서는 과거에 이런 한지를 이용해 만든 아름다운 생활 소품들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상설 전시 외에도 2층은 두 곳의 기획전시실이 있어 한지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전시들이 연중 열리는 중이니 놓치지 말자.

전시도 보고 공예 체험도 하는 테마파크

글씨나 그림을 그리는 용도 외에도 한지는 오랜 세월 생활 공예와 예술작품을 만드는 데 두루 활용되어 왔다. 한지테마파크엔 전시를 관람하는 것 외에도 직접 한지 뜨기를 해보거나 닥종이 인형, 필통, 부채, 한지등 같은 소품들을 만드는 한지공예에 바로 참여해볼 수 있는 체험실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다면 기념 삼아 예쁜 한지 공예품 하나쯤 만들어가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은은하게 멋들어진 한지공예품들을 살 수 있는 아트숍을 둘러보고 건물 내에 있는 카페에서 차도 한 잔 마시며 쉬다 보면,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될지도 모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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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info.

1. 볕 좋은 날 소풍 가기 좋은 곳이다.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하고, 공원에서 도시락도 먹고.

2. 휄체어가 비치되어 있어 필요하면 이용할 수 있다.

3. 관람 해설과 단체 체험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4. 체험비는 2천 원부터 다양하고 짧게는 15분, 길게는 50분까지 프로그램별로 다르다.

5. 한지공예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면, 매년 수강생을 모집하는 한지아카데미 강좌를 눈여겨보자.

6. 매년 5월이면 한지문화제가 열린다. 꽤 규모가 있는 축제이니 참고할 것.​

원주한지테마파크 | 원주시 한지공원길 151 (무실동) | 033-734-4739

http://www.hanjipark.com

09:00 – 18:00 | 월요일 휴무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1층 한지역사실 무료 | 2층 기획전시실 유료 (성인 2,000원 어린이•청소년 1,000원)

원주한지문화제

원주한지의 현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대한민국한지대전도함께 열리며한지아트웨어전, 한국한지작가초대전, 한지패션쇼도볼거리다. 한지뜨기, 한지목판화, 한지엽서만들기, 한지공예품만들기등체험 프로그램도 많고전통극, 인형극, 연주회등의공연과한지장터, 한지인형과함께하는전통민속놀이 등 구경거리가 풍성하다. 매년 5월 한지테마파크 전시장과 공원 곳곳이 들썩거리는 원주의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