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런 곳에 그런 데가 있었어?’ 아마 이곳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 사람도 있을 거다. 고판화박물관은 시내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고 그냥 지나다가는 절대 볼 수 없는 곳에 꽁꽁 숨어 있어 일부러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만나기 힘든 곳이다. 하지만 나름 꽤 알려지기도 했고 알만한 사람은 아는, 전국 어디에도 없는 원주의 보석 같은 판화박물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판화가 발전했던 동양 여러 나라의 고판화 자료들을 수집, 보관, 연구하고 전시를 통해 나눌 뿐 아니라 숲속판화학교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한다. 하루쯤 시간과 마음을 내어 황둔으로 특별한 박물관 여행을 떠나 보자. 동양의 옛 판화문화를 만나는 이색 전시신림IC에서 주천 쪽으로 달리다 신림터널이 나오면 거의 다 온 거다. 터널 지나 조금만 더 가서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표지판이 나오면 왼쪽 좁은 길로 들어가야 한다. ‘어, 왜 안 나오지’ 의심이 들어도 계속 가자. 700m 정도니까 좀 깊이 들어가야 한다. 템플스테이 건물을 지나면 바로 산밑에 탁 트인 곳이 나타나면서 왼쪽으로는 아담한 절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전통판화학교가, 가운데 다소곳이 서 있는 단층 건물이 박물관이다. 수채화 풍경 같은 곳이다. 크고 번지르르한 외관을 자랑하는 박물관을 상상한 게 아니라면, 일단 산속에서 뜻하지 않은 비밀 장소를 발견한 듯한 탄성이 절로 나올 것이다. 초대받은 손님처럼 안내를 따라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이내 판화 작품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이곳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티벳, 몽골 등지에서 모은 귀한 고판화 원판과 인출된 서적, 부적판화 등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된 작품들 속에서 동양의 옛 판화들을 비교해보며 서로 다르게 발전한 판화문화와 그 속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매년 2, 3회 정도 다양한 주제로 기획전시도 열고 있으니 전시가 바뀔 때 즈음 한 번씩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숲속판화학교, 명주사 템플스테이 체험도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하루 바람도 쐴 겸 나들이 삼아 가볍게 들러봐도 좋은 곳이지만, 좀 더 흥미가 생긴다면 숲속판화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명주사 템플스테이와 연계된 1박 2일 숲속판화여행에 참여해볼 수도 있다. 당일 체험형인 템플라이프는 박물관 견학과 고인쇄 문화체험, 전통 책 만들기, 고인쇄 티셔츠 만들기를 선택해 참여해볼 수 있고, 선학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박물관을 돌아본 후에는 바로 옆 명주사도 잠시 둘러보고 근처를 산책해보자. 고즈넉한 산사의 여유로움을 만끽한 기분 좋은 하루로 기억되지 않을까? more info.1. 박물관을 관람하면 판화를 한 장씩 찍어볼 수 있다. 더 해보고 싶으면 체험료를 내면 된다.2. 단체 체험은 미리 연락하면 준비해준다. (체험료 별도 부담)3. 홈페이지에서 대표적인 소장품들을 찾아 예습하고 가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더할지도. 4. 판화학교와 템플스테이는 아이, 외국인 등도 참여할 수 있고 유형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자세한 건 홈페이지에서 살펴보고 신청할 수 있다. 고판화박물관 | 원주시 신림면 물안길 62 (황둔리) | 033-761-7885 http://www.gopanhwa.com10:00-18:00 (동절기 10:00-17:00) | 월요일 휴무 | 어른 5,000원 초/중/고 4,000원 유치원/경로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