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역에서 준법지원센터(구 법원) 쪽으로 슬슬 걷다 보면 조용하고 인적 드문 이 동네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작고 예쁜 책방 하나를 만나게 된다. 아니 카페라고 해야 하나. 가게 입구에 세워 놓은 입간판에는 독립출판물 전문이라고 되어 있다. 커피나 음료도 마실 수 있고 큰 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소규모 독립출판물들을 파는 책방 틔움이란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크지 않은 공간 구석구석을 나름 다양한 책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디자인까지 작가들이 직접 만지작거리며 적은 자본으로 만드는 작품들이 많은 독립출판물의 특성상, 한꺼번에 모아 놓으면 그 특유의 자유로움이 더 느껴지곤 한다. 제각각인 판형과 개성 넘치는 표지들, 피식 웃음이 나오는 기발한 제목들, 날아다니는 폰트들, 귀엽고 앙증맞은 그림들. 읽기 전부터 책의 생김새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대량 생산되는 상업 출판에서 어쩔 수 없이 따질 수밖에 없는 다수의 독자를 고려한 보편성 따위 버리고 과감함 하나로 세상에 나온 책도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한다. 책을 하나하나 들춰 내용을 보기 전부터 그냥 얘네들이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뭔가 재밌는 일이 벌어지는 듯하다. 책방 틔움의 첫인상은 그랬다. 책들이 모여서 낄낄대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 심상치 않은 일을 작당하고 있는 듯한 낌새.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초청작가와 함께 북 토크를 진행하는 심야책방이 열린다. 책과 함께하는 불금에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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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책들을 파는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잉할 것.​

2. 바로 옆이 학성동 벽화 골목이다. 먼저 한 바퀴 둘러봐도 좋겠다.​

책방 틔움​ | 원주시 남산로 209 (학성동) | 033-743-5564​

https://blog.naver.com/sei21 인스타그램 @theodoro2018​

11:00-20:00 (일요일 14:00-19:00) | 대관 및 입고문의 sei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