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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돈사지

천년을 거스르는 폐사지로의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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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돈사지(사적 제168호)는 부론 경계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현계산 기슭 깊숙한 곳에 자리한 절터이다. 정산리 안쪽 끝까지 달려 드디어 도착하면 넓은 터 한편에 넉넉하게 그늘을 드리우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먼저 반겨준다. 수령만 천 년, 거돈사가 언제 지어졌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거의 초창기부터 폐사지가 되어 터로 남은 현재까지 천 년의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킨 나무이다. 

 

하늘을 향하는 듯한 계단을 오르면 시원스레 트인 7,500평 정도 되는 광활한 절터가 눈앞에 편안하게 펼쳐진다. 그 주변으로는 삼면이 야산으로 낮게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정면에 보이는 삼층석탑(보물 제750호)이 이곳의 주인인 양 우뚝 서서 맨 먼저 인사를 건넨다. 

 

거돈사는 신라 말기부터 조선 전기까지 이어졌다고 추정되며 고려 초기에 대찰의 면모를 갖추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남은 건 삼층석탑 외 불상을 모시던 금당터 위에 놓인 화강석 불대좌, 원공국사 부도비이다. 쓰임새를 알 수 없는 조각난 부재들도 한쪽에 잘 정돈되어 있다. 부처님을 모시던 불대좌의 크기를 보면 당시 절의 규모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20여 칸 정도의 큰 법당이 있었던 자리다. 삼층석탑 외에는 남아 있는 큰 조형물이 없어 폐사지 특유의 조금 쓸쓸한 분위기도 자아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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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공국사 부도비가 있는 동쪽 언덕까지 올라가 내려다보는 절터의 풍경은 또 다른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이곳엔 편치만은 않은 사연도 있다. 원래 원공국사승묘탑(보물 제190호)이 부도비와 함께 이곳에 있었으나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에 의해 서울로 옮겨갔다가 회수되었으나 제자리인 거돈사지로는 아쉽게도 돌아오지 못했다. 조형의 비례가 흠잡을 데 없어 중후한 품격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는 뛰어난 작품이다. 현재 여기 있는 건 재현품이다. 아래 오른쪽에 자리한 원공국사탑비는 고려 초 조각 예술의 섬세하고 화려한 양식을 보여준다.

 

마음이 바쁜 이가 아니라면 하염없이 머무를 수도 있는 편안한 공간일 것이고, 쫓기는 마음으로 찾아간다면 금세 지루해져 서둘러 돌아올지도 모르는 곳이다. 아니면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에 스며들어 모든 걸 잊고 쉬다 보면 답답했던 마음도 어느새 자연스럽게 풀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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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돈사지 |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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