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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계리 은행나무

우리는 알 수 없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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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대략 8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반계리 은행나무 앞에 서 있는 표지문 설명 중 일부이다. 알 수 없다. 우리는 그 세월을 ‘추정’할 뿐이다. 혹자는 천 년까지도 이야기한다. 팔백 년이든 천 년이든, 아마도 그 세월을 직접 살아내는 중인 나무는 그 숫자에 별 관심이 없을 것 같다. 이제 겨우 ‘백세인생’을 노래하는 인간이나 셈해볼 뿐.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된 반계리 은행나무는 높이만 34.5m, 가슴 높이의 줄기 둘레가 16.9m, 밑동 둘레가 14.5m에 이른다. 가지는 동서로 37.5m, 남북으로 31m 정도로 넓게 퍼져 있다. 땅 위로 굴곡을 그리며 위엄 있게 드러나 있는 뿌리를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땅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어떤 모습일까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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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가 많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고 병충해도 없고 선물 같은 넓고 짙은 그늘을 만들어줘 정자나무나 가로수로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반계리 은행나무는 독보적이다. 비슷한 수령의 다른 은행나무와 비교해도 이처럼 균형 있게 장엄한 모습으로 잘 자란 나무는 흔치 않다. 한마디로 정말 잘생기셨다.

 

나무가 품은 이야기는 이렇다. 옛날 이 마을에 많이 살았던 성주이씨 가문의 한 사람이 심었다고도 하고, 또 아주 오래전에 어떤 대사가 이곳을 지나가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신 후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간 것이 자랐다고도 한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 속에 흰 뱀이 살고 있어서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는 신성한 나무로 여겼다. 

 

가을에 단풍이 일시에 들면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고 마을 사람들은 믿는다던데, 올해는 이 큰 나무 전체가 한 번에 노랗게 물드는 장관을 과연 볼 수 있을까? 기다려볼 일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온다 해도 조금만 방심하면 기회를 놓치기에 십상이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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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info.

1. 진정한 반계리 은행나무의 절정을 꼭 보고 싶다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11월이 되었을 때 매일 출근 도장 찍으며 문안인사를 드려 확률을 높여보자. 5년 정도 해봤는데 그래도 한 번(!) 알현했다. 정성이 중요하다.

2. 반계초등학교 즈음 작은 안내표지판이 있다. ‘설마, 이런 좁은 마을 골목으로?’ 의심하지 말고 들어가자. 입구는 미약하나 이내 어마어마한 장관을 만나게 될 것이다.

3. 원래는 나무만 덩그러니 있었는데, 화장실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생겼다. 한동안 안 가봤다면, 새롭게 변해가는 주변 경관도 둘러볼 겸 다시 가보자.

4. 반계저수지까지 2km가 채 못 된다. 슬슬 산책 삼아 저수지 나무 데크를 따라 걸어봐도 좋다. 낚시꾼들은 장비 챙기시고.

 

 반계리 은행나무​ |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1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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